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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l Latitude XT2 XFR [델의 야심찬 타블렛형 터프북]

codubob 2013. 1. 3. 18:37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Dell)에서도 산업/비지니스 용도의 터프북을 만듭니다.

이름하야 XFR

 

 

파나소닉의 터프북으로 대표되는 군사규격을 충족하는 풀 러그드 사양의 랩탑 제품군의 경우

보편적으로 전체적인 시장규모에서 주류가 아닌 중소업체들이 많은데 비해

(파나소닉도 전체 시장에서 주류라기엔 인지도나 점유율이 낮은편일듯 합니다)

델은 특이하게도 점유율이 높은 메이저 업체이면서

수년 전부터 군용 규격을 충족하는 풀 러그드 사양의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발매 모델이나 종류가 상당히 적은 편이고 가격 역시 비쌉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래티튜드 XT2 XFR의 경우 현재는 단종된 태블릿 제품으로

성능은 인터넷을 뒤지면 간단히 나옵니다만

기본 스펙은 CPU가 코어2듀오 SU9600 (1.6GHz)

DDR3 1(기본)+4(확장) 기가바이트 램이고

하드디스크의 경우 1.8인치 SSD 128기가바이트 삼성 제품이 달려있습니다

발매된 2009년 기준으로 전형적인 저전력 고사양 타블렛 스펙입니다.

요즘에야 윈도우 8의 등장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는 터치 작동이지만

이미 예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태블릿 랩탑계에서 델의 래티튜드 XT계열은

레노보, 후지쯔 HP등과 더불어 소수의 태블릿 제품들을 발매하고 있었으며

상당한 고가의 제품으로 와콤이 아닌 n-trig 터치를 적용하여

고전적인 (터프북에 쓰이는) 일반적인 감압식 1점 터치가 아닌

아이폰 아이패드 같이 손가락으로 밀고 땡기고 장난질을 할 수 있는 성능을 구현하였습니다.

 

회전식 타블렛입니다 타블렛~

 

델의 XFR계열 제품의 개발방식은 

기존의 일반형 랩탑 제품의 껍데기를 풀 러그드 사양으로 변경한 제품들 입니다.

예를들면 E6400 XFR은 E6400모델, E6420이나 구형 D630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고

일부 모델의 경우 스탠더드, 세미 러기드(ATG), 풀 러기드 (XFR)로 구분됩니다

델 같은 입장에서 당연한 접근 방식이죠. 한가지 모델을 위한 전용 플랫폼 개발 아니라

뼈대는 같고 용도에 따라 변형하는것. 소비자나 기업 입장에서 바람직한 아이디어입니다,만

제품의 디자인도 괜찮고 브랜드 밸류도 뛰어난 델의 XFR 제품이 뭐가 문제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델은 풀 러기드용 랩탑의 노하우를 좀 더 발전시킬 여지가 많은듯 보입니다 ㅡ,.ㅡ

 

장점

1. 뽀대

2. 트렌드를 반영한 상용 제품 스펙

 

단점

1. n-trig 터치 스크린 패널의 오작동과 신뢰문제

2. 본체 주 재료로 쓰인 폴리머 플라스틱 재질의 취약한 물성 (열변형, 심한 변형)

3. 포트 주변부의 씰링 부재로 인한 내부 보드 노출 (포트 오픈시 방진 방적 x)

4. 타블렛 스크린 회전 힌지부의 부실한 설계로 인한 취약점

5. 배터리 조루

 

 

 

단순히 파나소닉의 터프북과 델의 XFR을 비교하면

기본 스펙상으로 델의 압승입니다. 기존의 트렌드 제품을 그대로 사용했기때문에

최신/상용 스펙을 바로 적용해 발매할 수 있습니다만

반대로 상용 제품을 베이스로 하는 영향이 풀 러기드 제품에서는 고스란히 단점으로 남습니다.

 

예를들면 XT2 의 경우 스탠다드 모델을 기준으로 해도 기본적으로 값비싼 정가와 더불어

n-trig의 불안한 터치 작동과 메모리 특성을 타는 현상이 대표적인데

XFR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껍데기만 풀 러기드일뿐 똑 같은 제품이고 똑같은 단점을 가집니다.

 

n-trig 터치의 경우 AC 전원과 연결할 시 환경에 따라 상당히 터치 작동이 부정확해지고

주변 온습도에 따라 터치 작동 민감도가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전원에 인가되는 노이즈나 온습도에 따른 정전기 영향으로 추정되는데 상당히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필요한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됐다 안됐다 하는 터치패널은 (+보너스 개념의) 장난감에 불과하더군요

더군다나 비가온다던가 온습도 차이가 큰 야외 환경은 말 할 필요도 없구요...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신뢰있는 동작이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파나소닉의 후지쯔 감압식 1점 터치패널에 더 신뢰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비가오던 눈이오던 폭풍우 속에서도 사용에 문제가 될 리 없죠 

델의 XT2 XFR은 발매당시 정가가 최소 400만원을 웃돌게 나온 풀 러기드 제품인데

델의 엔지니어들은 XFR이라는 제품이

극한 현장에서의 신뢰를 담보로하는 산업용 제품이라는 기본중의 기본을 망각한거죠

XT계열(XT,XT2,XT3)이 뽑기 운에따라 고스트 클릭 현상을 포함해서

어떤 유저는 화면에 물이 뭍기만 해도 정상 작동에 문제가 있다는 리뷰가 있던데

야외에서 비를 맞거나 습도가 높은 등 열악한 상황을 만나 터치스크린 패널의 오작동이 빈번하다면

터치 스크린 패널을 강제로 꺼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겠죠

 

또한 n-trig 터치의 경우 드라이버와 펌웨어를 어떤것을 설치하는가에 따라

조작감과 오작동등 기능이 극명하게 변하기 때문에

별도로 OS및 유틸과 드라이버 세팅시 상당히 스트레스가 큰 편입니다.

윈8의 경우 n-trig 홈페이지에서 직접 받은 전용 드라이버와 펌웨어를 설치하는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델의 컨트롤 포인트 드라이버와 유틸간의 설치 순서도 영향이 있었구요

 

제 경우 불량 판정난 리퍼 제품을 개인업자가 이베이에서 재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연히 가격이 쌌지만(물론 풀 러기드 제품으로의 프리미엄-_-을 고려하면 비슷한 구형 사양 제품들 치곤 여전히 비쌉니다)

문제가 있습니다.메모리가 보드와 궁합이 안맞아 사용하다보면 그래픽이 깨집니다.

익스플로러 실행시 특히 코너쪽이나 브라우저, 바탕화면 아이콘들이 깨지는 현상이 생깁니다.

아울렛에서 산것도 아니니 AS 서비스는 당연히 불가.

더군다나 터프북과 달리 델의 XFR제품들은 제품 역사도 짧고 수량이 적어

개인셀러들이 내놓는 해체된 부품 부품 수급도 쉽지 않죠.

아마도 추가된 하이닉스 4기가 메모리쪽 문제로 짐작됩니다

제거한 온보드 메모리로는 이상이 없고 

Os는 윈도7과 8 모두 동일 증상이 생겼으니까요

 

내외부 부속들의 경우 부품 수급도 힘들겁니다. 이미 공식적으로 단종된데다

옵션인 GPS나 카메라 모듈같은 경우 XFR이 아니고는 공용으로 사용되는 부품도 아니다보니

스크랩되거나 잉여로 굴러다니는 이베이 셀러 제품이 없어

딱히 쉽게 입수할 방법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의 가운데가 옵션 모듈 교체 베이. 더미 커버만 장착된 모습.

 

또, 트집을 잡자면, 델이 XFR제품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유튜브를 보면 델이 기존 파나소닉 제품에 쓰이는 주 재료인 마그네슘과 비교해

관통 충격 테스트를 하는 영상등이 있습니다

방탄 성능을 가지고 군사용 미사일들에도 사용되는 블라블라~~

굉장히 뛰어난 엔지니어링 폴리머라고 극찬을 마지 않습니다만 실제로는 자화자찬에 불과하구요

결론적으로 재료가 나쁜게 아니라 델이 소재 선택과 적용에 실수를 한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XFR 제품들은 기존에 나온 모든 제품의 경우 기본 새시가 이 폴리머로 보이는데

기본적으로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이다보니 탄성이 있어서

금속인 마그네슘 프레임과 달리 충격을 받으면 심하게 휘어졌다 복원을 합니다.

충격을 받으면 변형으로 커버로 닫힌 포트가 홀라당 풀리고 각종 입풀력 단자들이 외부에 노출 됩니다.

가장 취약한 부분이 포트 덮개들이라는것은 이미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XT2 XFR의 경우 이건 문제가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폴리머가 전혀 깨지지 않는다던가 하는것도 아니고

충격을 받으면 마그네슘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파손됩니다.

금속 판과 연질의 플라스틱을 찍어 눌러 연성이 적은 금속판이 먼저 뚫린다고 한들

물렁한 플라스틱이 금속보다 더 뛰어난 재료라는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말이죠

 

사진을 잘 보면 커버가 열린 상태로 포트 측면으로 큰 틈들이 보이는데

넉넉한(?) 틈 사이로 내부의 메인 보드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터프북의 경우 외부 포트 커버가 유실되어도 해당 포트 주변으로 다시 씰링이 되어 있어

사실상 커버가 유실되어도 보드 내부로 외부 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다시 한번 차단하는 기본적인 치밀함이 되어있으나 델의 XFR XT2는 그딴거 없습니다

컴플릿 커버로 고치라는건가? ㅇㅇ

사고로 포트가 유실되건, 사용을 위해 포트 커버를 열어놓건

포트의 커버가 열리는 순간 방진 방적이라는 성능은 의미가 없는겁니다.

저 틈 사이로 물이던 먼지던 노출된 내부 보드에 영향을 주겠죠

터프북이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고 분진 테스트를 하는 이유가 있는겁니다.

실제 유튜브등에는 리뷰하면서 고의로 떨어뜨린

XFR제품들은 하나같이 포트가 어딘가 쉽게 열립니다.

(슬라이딩 레버가 달린 일반적인 6400,6420의 경우)

포트가 노출되는것은 감안해도 포트 주변이 씰링이 안되어 보드가 노출되는건

풀 러그드 사양으로 볼 수 없는, 상당히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슬라이딩식 잠금장치로 충격을 받으면 프레임이 변형되며

포트 커버가 쉽게 해제되는 잠금장치가 있는 풀 사이즈 E6400, 6420과 달리 

비교적 소형의 XT2의 경우 이게 싫었는지 걸림쇠를 회전식으로 바꾸어

아예 열리지 말라고 회전 걸쇠식으로 디자인을 바꾸었는데,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습니다.

잠김은 확실하지만 사용할때마다 열쇠 열듯 레버를 90도 제끼고 반바퀴 돌려 문을 열어야 하는 것

전원 아답터를 연결하던, USB를 꽂으려 하던 어느 포트를 쓰려건 귀찮기 그지 없고

덜렁거리는 플라스틱제 레버 꼭지는 어딘가 툭 부딪치면 부러져 나가게 생겼습니다.

파나소닉의 CF-19등에서 보여주는 단순한 고무 커버가 실용성 면에서 훨씬 낫다는 것은

이미 오랜기간 증명된 사실인데 델의 엔지니어들은 대체 이 불편하고 취약한 방식을 왜 채용했을까요

잠김 자체는 확실하고............쌈마이한 고무커버보다 폼은 나네요. -,.-

 

 

폴리머가 마그네슘보다 취약한 심각한 단점의 하나는 열 변형과 단단한 정도일텐데

제가 사용하는 제품은 메모리 커버 부분이 메모리부분 발열로 인한것인지 영구 변형이 일어나

밀폐된 씰링이 벌어질 정도로 휘어있습니다 -_-;

또한 얼마전 중고로 돌아다니던 매물에서 볼 수 있듯이

샤시가 무른 프라스틱이다보니 분해 조립을 하면 나사 산이 쉽게 허물어져버립니다.

얼마나 무를까 싶어 약간 칼질과 줄질을 해보니 쉽게 잘려나가는게 꼭 재질이 ABS같은 느낌입니다.

........밀 스펙 규정 규격만 딱 통과하도록 만들었나 봅니다. 실용 내구도는 파나소닉 터프북만 못합니다 -,.-

터프북의 마그네슘은 본체 구조가 가 금속이기 때문에

행여라도 나사산이 잘못 삽입된 상태로 잘못 조립하면 대개 나사 머리가 뭉개져 나사만 다시 바꾸면 되지만

폴리머는 나사는 멀쩡하고 본체의 나사산이 망가지므로 프레임 자체를 교체해야 되는겁니다.

 

 

XT2 XFR에서 또 하나의 치명적인 (용서가 안되는) 문제점은 바로 부실한 회전 힌지 부분인데

기본 스탠더드 XT2에 비해 상당히 강화된 구조인것은 맞습니다.

밀스펙 810G 테스트 항목중 하나가 뚜껑이 열린 상태로

일정횟수 낙하에도 버텨야 되는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문제는 저 구동부품이 부실한 플라스틱 프레임에 고정이 되어있는데다 그다지 견고하지도 않게 설계되어 

회전시 전혀 고정이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펼쳐 놓은 후에도 잔 떨림조차 잡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조금만 건드려도 화면이 앞뒤로 휘청거립니다.

 

 

파나소닉의 CF-19 에서 보이듯 마그네슘 섀시에 구동부가 고정되어 

기본적인 락킹 메카니즘뿐만 아니라 펼쳐져 전개 된 후에도 흔들림같은 떨림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잔 떨림이 왜 문제가 되냐하면,....진동이 있는 차량용으로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밀스펙으로 진동 테스트를 하면 뭘합니까.

조금만 흔들려도 화면이 요동을 치는데

유튜브의 XFR XT2  공식 홍보 동영상을 보면 차량 내부에 설치하고

터치패널을 조작하는 데모를 보여주는데

손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화면이 앞 뒤로 흔들~흔들~합니다.

처음에 잘못 본 줄 알았는데 실물을 받고보니 실물도 그렇더군요

명백한 제품 기획의 실패로 봐야할듯 합니다.

 

자...이처럼 단점만 있느냐

아니죠 장점도 있습니다.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는 파나소닉 터프북의 CF-19와 비교하면

세련된 디자인, 현대화된 스펙과 12.1인치 DLV 와이드뷰 화면 등등

이런 장점은 기본적으로...... 베이스 모델인 XT2 (고사양 옵션)과 동일한거죠 -_-

오히려 기본 XT2와 비교해서 단점이라면.....

 

 

기본 배터리를 장착한 본체무게가 무려 2.7kg

표준형 XT2 보다 무려 1Kg이상 더 무겁습니다 ^^......

아이패드등 소형 태블릿 제품이 대세인 시점에서

몇년 전만 해도 XT2의 무게조차 부담되고 무겁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건 뭐 ...휴대성은 선택에 맡기겠습니다만 ...ㅋㅋ 

물론 배터리 성능도...저전력 SU9600 과 SSD 채용에도 불구하고 표준 세팅으로 3시간이 안됩니다.

(윈도우 표준 배터리 남은시간 표시되는 것)

어느정도 사용된 중고 리퍼제품인 점을 감안해도 기존 유저들의 평을 보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많이 틀리지는 않은듯 합니다.

....아 슬라이스 배터리가 있군요...무게와 부피와 돈을 더 쓰면...좀 더 오래쓸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XT2 XFR은 이처럼 기본 베이스는 (휴대성이 강조되어 클럭과 성능이 낮은) 전형적인 타블렛 랩탑임에도

오히려 무게와 부피 증가로 휴대성은 악화되고

산업용으로서의 성능조차 일부 부족하다보니

랩탑으로서도(저성능),

타블렛으로서도(과도한 무게)

일반용으로서도(고가격,저성능),

산업용으로서도(치명적 내구성과 설계결함)...

결국 값은 비싸고 성능이 어중간한 제품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델이 계속 XFR 제품의 개발방식으로 밀어 부치고 있는

일반 표준형 랩탑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폴리머 베이스 구조의 풀 러그드 제품군이

과연 앞으로도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미 러그드와 풀 러그드 중간 정도로

기본기에 충실하도록 치명적인 설계 결함만 좀 줄이면 일반 산업용으로서는 괜찮을듯 한데요

전장에서 드론을 조종하고 필드에 같이 챙겨가는 정도의 (극한의 상징적인-) 전천후 군용 사양으로서의

내구성이나 노하우는 좀 더 나아지길 기다려 봐야할듯 합니다.

 

싸다고 두 개나 샀는데 우짜지~